[라마단기획:현장기고] 이집트, 아랍의 마지막 대추수를 위하여

 

이집트의 아이들 (사진=미션투데이)

이집트의 아이들 (사진=미션투데이)

라마단 카림(رمضان كريم) , 라마단 무바라크(رمضان مبارك)

“라마단 카림(자비로운 라마단입니다)”, “라마단 무바라크(축복된 라마단입니다)” 인사로 시작되는 금식월이 시작되었다. 무슬림들은 4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서 한 달이나 물도 마시지 않는 금식을 한다. 그러나 필자가 아랍에 머물면서 금식이 힘들지 않느냐는 수 없는 질문에 이들은 한결같이 ‘라마단은 아름답다.’ ‘금식은 아름답다.’ 고 대답한다. 부정적인 대답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 기간에 알라의 계시를 기다리며 알라의 자비를 구하며 무슬림으로서의 정체성을 견고히 다져가는 것이다.

임산부나 노약자, 환자, 어린이 등은 금식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하루에 세 번 약을 먹어야만 하는 아주머니도,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으면서 살아가야 하는 당뇨가 있는 할머니도 알라의 자비를 구하면서 금식을 한다. 아직 금식하지 않아도 되는 9살 어린이도 가족들을 따라 금식하며 자랑스럽게 여긴다.

거리마다 버스마다 가게마다 곳곳에는 꾸란 소리로 뒤덮인다. 이집트 특유의 소음과 교통체증으로 인한 복잡함에 꾸란소리까지 뒤얽혀 필자는 정신이 사납게 느껴지는데, 현지인들은 마치 알라의 자비를 나누어 주기라도 하는 듯 우리가 지나가면 오히려 더 큰 소리로 꾸란을 튼다.

특히 아침 해가 뜰 새벽기도시간. 사원 여기 저기에서 들려오는 큰 애잔 소리는 서로 함께 어우려져 마침 어둠의 소리가 큰 연대를 하며 모여드는 듯하다. 그들은 간절히 알라의 은총을 구하는 소리겠지만 어째 필자의 귀에는 어둠을 부르는 소리만 같아서 한번씩 눈물이 난다.

라마단 식사

이집트 식당에서 자신이 그린 그림을 들고 있는 현지인 (사진=미션투데이)

이집트 식당에서 자신이 그린 그림을 들고 있는 이집트 남성 (사진=미션투데이)

현지시간으로 저녁 7시 5분 전쯤에 사원에서 금식이 끝났다는 애잔(기도하는 시간이이라는 방송) 소리가 나면 금식을 깨고 이프타르(Iftar)를 먹는다. 그리고 밤 12시~2시 쯤에 마지막 식사를 한다.

이들은 금식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주는 사랑을 실천한다. 그래서 금식 기간이지만 소비가 줄어들진 않는다. 그리고 쇼핑몰이나 대형마트에는 선물을 고르고 미리 음식물을 장만해 놓으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라마단 기간 때 소비량이 평소보다 30~40% 이상 많아 1년 매출의 3분의 1에 달할 정도라고 한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기간 물가도 엄청 오른다.

올해의 이집트 라마단

올해 이곳의 라마단은 좀 가난하다. IMF에 들어서면서 달러 환율이 올라 물가도 많이 올랐다. 그동안 정부에서 지원해주던 기초생활비 마저 줄어들면서 버스비, 지하철비, 생필품비 등도 모두 올랐다. 종일 금식하고 가족들끼리 배를 채우기에도 넉넉하지 않는 집안이 많아지고 있다. 이전에는 이프타르를 넉넉하게 준비해서 서로 초대하고 나그네를 대접했는데, 올해는 예전 같지가 않다. 다들 이프타르 먹고 저녁에 만나자고 제안 한다. 우리집으로 이프타르를 초대하겠다고 해도 부담을 느끼며 밥을 먹고 만나자고 한다.

그래도 거리 곳곳에는 라마단 식당이 차려진다. 부자들이 필요한 돈을 후원하고, 청년들이 자원봉사를 한다. 그러면 아프타르를 먹기 힘든 가난한 사람들이 몰려 와서 밥을 먹고 간다.

주여호와의 신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들에게 복음이 증거된다 하신 말씀처럼, 이처럼영육간에 배고픈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가 되어 주시기를 소원한다.

조금씩 변화되는 라마단

올해 라마단에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은 금식하지 않아도 된다. 이슬람교리 해석을 담당하는 정부기관에서 졸업시험과 라마단이 겹치는 학생들은 금식을 중단해도 된다는 파트와(fatwa, 이슬람 법에 따른 결정이나 명령)가 나왔기 때문이다. 대신 라마단이 끝난 후에 중단한 기간만큼 단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적에 따라 진학할 대학이 결정되는 이집트에서는 고교 졸업시험을 앞두고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금식이 시험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또한 단식을 할 필요가 없는 인구의 약 10%를 차지하는 콥트정교회 신도들과 불공정한 경쟁이 될 것이라는 소리가 높았다. 어느 대학 출신이냐가 취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고교졸업시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시내 패스트푸드점에는 대낮부터 히잡을 벗은 무슬림들과 그리스도인들로 사람들이모여든다. 아침 일찍부터 찻집에 나와서 차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많다. 어떤 사람은 오늘 본인이 아프다고 금식을 깨고 먹기도 한다.

금식을 지키는 모습들이 조금씩 변화되고 있는 듯하다. 혹자는 “지금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다 감방에 들어가서 금식 위반자들을 잘 단속하지 않기 때문”이라고하지만 성경은 말한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이집트의 정년들 (사진=미션투데이)

이집트의 정년들 (사진=미션투데이)

M.B.B(Muslim Background Believer, 무슬림 배경의 기독교인)들의 라마단

약 4개월 전에 기독교로 개종한 네 아이의 한 엄마는 역라마단 기도를 결정했다. 자기 가족들의 구원을 위해 라마단 기간 중 자신도 금식하며 예수 그리스도에게 기도하기로 한 것이다.

아직도 두려움이 많이 남아 있는 회심한 친구는 엄마와 함께 살고 있어 금식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가끔 그리스도인 친구 집에 와서 이프타르를 먹으며 행복해했다. 또 다른 자매는 담대한 전도자이다. 라마단 기간에 무슬림들이 복음을 알고 생명을 얻기를, 자신이 선교사로 나갈 수 있기를 계속 금식하며 기도한다.

아랍의 마지막 대추수를 위하여

콥트 정교회 성도들은 이집트 전체 인구의 10% 가량이다.  이집트는 아랍에서 기독교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인 동시에 무슬림들도 가장 많다. 그러나 최근 무슬림이었다가 기독교로 개종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고 있다.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와 교회 공격들이 있지만, 이들은 두려워하기 보다는 믿음을 지키기를 기도하고 있다.

과거 문명과 제국을 발달시켰던 이곳은, 이슬람 국가들 가운데서도 극단주의 이슬람 사상이 형성되고 퍼져나간 근원지로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이들은 복음 앞에서도 아랍 국가 가운데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복음으로 돌아오자 이들은 고통받고 있는 17억의 무슬림과 8천만의 이집트 무슬림들에게 복음이 절실함을 안다. 이것은 종교의 문제가 아니라,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집트의 교회들은 지금 아랍으로 복음을 전할 사역자들을 기도와 금식으로 파송하며 나아가고 있다. 이집트가 이제는 복음의 역사에 동참하며 아랍의 마지막 대추수를 위하여 일어나게 될 것을 기대한다.

[글=이집트 H 사역자, 편집=양서희/윤지언 기자] 2018-06-11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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