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미국 대사관 개관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유혈 충돌로 41명 사망

주 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이 14일 오후 4시(현지시간) 예루살렘으로 이전, 개관했다. 같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와 이스라엘 국경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로 최소 41명의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사망하고 1,700여 명이 부상했다.

뉴욕타임즈(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건국 70주년 기념 행사 및 미국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행사에 대항하여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미국 대사관 이전이 많은 이스라엘인을 환호하게 했지만, 70년간 독립을 꿈꾸어 왔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격동시켰다.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보좌관과 스티븐 느무신 미 재무부 장관이 예루살렘 미국 대사관 현판을 제막했다. (2018.05.14) (사진=Menahem Kahana/AFP/Getty Images)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보좌관과 스티븐 느무신 미 재무부 장관이 예루살렘 미국 대사관 현판을 제막했다. (2018.05.14) (사진=Menahem Kahana/AFP/Getty Images)

가자 지구와 이스라엘 국경 근처의 시위 현장. 수많은 군중 사이로 최루 가스가 피어오르고 있다. (2018.05.14) (사진=Mohammed Abed/AFP/Getty Images)

가자 지구와 이스라엘 국경 근처의 시위 현장. 수많은 군중 사이로 최루 가스가 피어오르고 있다. (2018.05.14) (사진=Mohammed Abed/AFP/Getty Images)

팔레스타인 하마스 정당 지도자 및 다른 무장 세력 지도자들은 월요일 정오 기도회 이후 1,000여 명의 추종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울타리는 이미 파괴되었고,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을 향해 범람하고 있다”고 외쳤다. 그들은 “이제 우리는 수백만 명의 순교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향하고 있다. 우리는 죽겠지만, 팔레스타인은 살 것이다”라며 군중들을 선동했다.

시위는 대사관 이전식을 치르던 시간에 극에 달했다. 오후 4시, 예루살렘 미국 대사관 이전 행사에서 제라드 쿠슈너(Jared Kushner)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 협상은 여전히 가능하며, 양측 모두 얻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시각 가자 국경에는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모였고, 이들이 이스라엘 국경을 건너려고 시도하자 이스라엘 병사들과 저격수들은 최루탄을 사용하며 시위자들이 이스라엘 국경을 넘어오지 못하도록 총격을 가했다.

보건 당국은 오후 4시 30분 경, 41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사망했으며, 사망자 가운데는 십대 청소년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가자 지구 국경 울타리를 따라 최소 1,700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7주 전 시작된 국경 시위 가운데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날이라고 보고했다.

이스라엘 군대에 따르면, 군중들 중 일부가 폭발물을 심거나 터뜨리고 있으며, 불타는 연을 이스라엘로 날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동부 건너편에 위치한 나할 오즈 키부츠(Nahal Oz kibbutz)에서는 불 붙은 연들로 인해 급속히 퍼지는 산불을 끄기 위해 요원들이 긴급히 투입됐다.

저녁이 되자 가자 지구 국경은 연기와 사이렌, 최루 가스로 인해 혼란스러운 가운데 치열한 전투장으로 바뀌었다. 수천 명의 시위대가 울타리 뒤에서 검은 연기 가운데 가려졌고, 가자 지구에서 날아오른 연들은 불타는 꼬리를 가지고 원유 폭발물을 국경 너머로 운반했으며, 이스라엘 병사들은 최루 가스와 총격으로 대응했다.

확성기로 “더 가까이 가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군중을 향해 울려 퍼졌다. 검은색 이슬람 복장을 한 여인들도 시위대를 이끌며 “더 큰 그룹으로 뭉쳐서 국경 가까이 가야 한다”고 외쳤다.

구급 요원들은 부상자를 끊임없이 들것에 실어 옮겼고, 대부분은 다리에 부상을 입었지만, 일부는 복부에 총을 맞았다. 부상자 가운데는 십대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한편, 하마스가 가자 지구에서 시위를 주도하고 있을 때 파타 정당은 서안 지구에서 시위대를 모아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는 검문소를 향해 행진했다. 행진의 전면에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내 파타 운동 지도자인 지브릴 라즈우브(Jibril Rajoub)와 팔레스타인 교육부 장관 사브리 사이담(Sabri Saidam) 등이 참여했다.

라즈우브는 “팔레스타인은 지도 위에 엄연히 존재한다. 우리의 권리는 필수적인 것이다. 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의 출현은 지역 안보를 달성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연설했다. 서안 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정오에 모여 헤브론(Hebron)에서 나블루스(Nablus)까지 행진했다.

이 날 최악의 유혈 사태가 벌어진 가자 지구의 국경 지대 이외에도 예루살렘 북부의 칼란디아(Qalandiya)와 베들레헴(Bethlehem), 여리고(Jericho), 헤브론(Hebron), 나블루스(Nablus) 등지에서 이스라엘 군과 팔레스타인의 충돌이 있었다고 보고됐다.

NYT는 하마스 주도의 가자 지구 대규모 시위는 화요일에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천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울타리를 넘으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여 더 심각한 유혈 사태로 번질 것이 우려되고 있다.

[윤지언 기자] 2018-05-15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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