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내전 속, 민간인 피해 상황 심각

인권 침해 한 달 새 716건, 국경 봉쇄로 외부 지원 끊겨

사우디 연합군이 예멘의 수도 사나를 공습하고 있다. (사진=Reuters)

사우디 연합군이 예멘의 수도 사나를 공습하고 있다. (사진=Reuters)

예멘의 인권 침해 상황이 심각하다.

한 인권 단체는 지난 한 달간 최소 716건의 인권 침해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이 중 상당수가 살인, 폭력, 구금이며, 그 밖에 강제 동원, 고문, 언론 탄압 등의 위법행위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알 자지라는 제네바에 있는 인권단체인 ‘SAM 인권과 자유를 위한 기구(SAM Oganization for Rights and Liberties)’가 지난 19일 발표한 내용을 인용하여 이같이 보도했다.

SAM은 10월에만 115명의 시민이 살해당했고 140건의 강제 구금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 이전에 이미 수천 명이 불법 감금되어 있었으며, 이들 대부분은 알리 압둘라 살레 (Ali Abdullah Saleh) 예멘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라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가해자들 중 500명 이상은 이란을 배후로 두고 예멘의 수도 사나를 장악한 후티 반군이며, 100명 이상은 2015년부터 예멘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아라비아 중심의 중동 수니파 연합 동맹군이다.

SAM은 예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이 국제인도법(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IHL)을 심각하게 위반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한 “유엔(UN)과 인권단체들은 타이즈(Taiz∙예멘 남서부의 도시)에 억류되어 있는 난민들에게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도움을 주고 봉쇄를 해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사우디 연합에는 “시민들을 표적으로 삼아선 안 되며, 국제법과 관례에 따라 전투 규칙을 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재 예멘 내전은 시아파와 수니파의 전쟁 양상을 띠고 있다.

1990년 예멘 통일 이후부터 장기 집권해 오던 살레 대통령이 2012년 2월에 축출됐다. 이어 대통령을 승계한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Abd-Rabbu Mansour Hadi) 정부와 수니파 정부에 대항하는 시아파 무장단체 후티 반군이 충돌했다. 반군은 2015년 수도 사나를 장악했다.

반군이 사나를 장악하자, 사우디 주도의 수니파 연합군이 미국의 후원에 힘입어 2015년부터 예멘 내전에 개입하였다. 연합군은 하디 정부를 지지하면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후티 반란군을 압박하며 현재까지 분쟁의 한가운데 있다.

연합군은 또한 2016년 8월 몇몇 미국 항공기를 제외하고 사나 공항을 폐쇄토록 했고, 후티 반란군이 지난 4일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 미사일 폭격을 시도한 이후 육해공 전방위의 국경 봉쇄를 강화했다.

예멘은 3년 이상 지속된 전쟁으로 국가 기반이 붕괴됐다. 이달 초 국경 봉쇄 이후, 물가 또한 10~20% 상승했다. 알 자지라에 따르면, 내전 후 최소 1만 명이 예멘에서 사망했다. 예멘의 시민들은 “우리는 이미 재앙적인 상황이었다. 그런데 사우디는 우리가 굶어 죽도록 국경까지 봉쇄했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영국의 가디언지는 12일(현지시간) 예멘 인구의 70%가 긴급지원을 필요로 하며, 그 중 700만은 아사 위험에 직면한 상태라고 전했다. 콜레라 의심환자만 90만명에 달하며, 이는 단일 국가로는 최악의 기록이다.

사나에서 한 소녀가 쓰레기 더미에서 재활용품을 찾고 있다. 예멘은 외부 지원 물자가 끊기면서 극심한 기아가 발생하고 있고,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콜레라 의심환자가 90만 명에 이른다. (사진=AP)

사나에서 한 소녀가 쓰레기 더미에서 재활용품을 찾고 있다. 예멘은 외부 지원 물자가 끊기면서 극심한 기아가 발생하고 있고,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콜레라 의심환자가 90만 명에 이른다. (사진=AP)

유엔이 지원한 필수 구호물자와 국제적십자사(ICRC), 국경없는의사회(MSF)가 공급하던 콜레라 예방 약품도 국경 봉쇄로 발이 묶였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United Nations Office for the Coordination of Humanitarian Affairs, UNOCHA) 의 마크 로우콕(Mark Lowcock) 국장은 “이 같은 봉쇄가 계속될 경우, 우리는 예멘에서 지난 수십년 내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기근과 수백만명의 아사 피해자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 자지라의 보도에 의하면, 금주 사우디 연합군은 정부 통제 지역의 항구를 통한 필수품 지원을 허가했다. 그러나 UN은 “오직 완전한 봉쇄 해제만이 심각한 기근을 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우디는 예멘을 봉쇄하는 것만이 후티 반군이 이란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는 경로를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여긴다고 알 자지라는 전했다.

[윤지언 기자] 2017-11-2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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