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수도’ 락까 탈환… 그러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SDF대원들이 락까 탈환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AFP/Bulent Kilic)

SDF대원들이 락까 탈환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AFP/Bulent Kilic)

‘칼리프국가 실현’을 앞세우며 극단적 공포정치와 테러 행위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수니파급진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도 락까가 시리아 민주군(SDF)에 의해 17일(현지시각) 탈환됐다.

AP, AFP, NYT, BBC 등 외신은 이 날 락까에서 IS가 쫓겨났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이들은 그와 동시에 IS가 물리적 거점을 잃었다 해도 이데올로기는 여전히 건재하다며 더 큰 위협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IS는 2014년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했다. 2014년 1월, IS는 시리아의 락까, 이라크의 모술 등을 장악했다. 칼리프국가의 수립을 선포하며 락까를 수도로 정했다. 10만명 이상의 주민을 지배했고, 수만의 무슬림 용병이 전 세계에서 시리아로 몰려 들었다. 점령지 주민들에 대한 엄격한 교리 강요, 공개처형 등의 공포정치와 납치•살해• 소수민족 성노예 문제 등 주변의 중동 이슬람 국가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높았다. 세계는 관심을 집중했고, 즉시 행동을 취했다.

2015년 하반기 미국 주도의 국제동맹군이 본격적인 격퇴전을 전개했다. 올해 7월 경제 중심지였던 모술이 함락됐다. 주요 거점들을 잃으면서 IS의 전투력 및 경제력은 큰 타격을 입었다. 쿠르드군 등 아랍계 연합군인 SDF는 최근 4개월 동안 락까를 포위하며 IS와 전투를 벌여왔다. 그리고 금주, 그들이 불법으로 점령했던 ‘수도 락까’를 탈환했다. 이로써 사실상 IS의 국가로서의 기반은 3년 9개월만에 붕괴됐다.

그러나 그 사이 IS가 남긴 상처는 몹시 크다. 시리아 인구의 절반이 난민이 됐다. 유럽은 난민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파리, 런던, 브뤼셀, 바르셀로나, 상트삐쩨르부르그 등 유명 관광지에서 자살폭탄테러, 흉기난동, 차량돌진 등의 테러가 일어났고 세계는 충격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테러수치는 엄청나다. 미국의 데이터 분석 업체인 피스테크 랩(PeaceTech Lab)의 테러 수치 자료에 따르면, IS는 올해에만 총374건의 테러를 저질렀다. 2천595명이 사망했다.(10월20일 통계) 금년 293일 중 IS 테러가 없던 날은 단 85일에 불과하다. 이라크 207건, 이집트 43건, 시리아 30건 등 중동은 최대 피해지다. 아시아에서도 아프가니스탄에서 22건, 필리핀에서 13건 등이 발생했다.

끝나지 않은 IS와의 싸움

안보전문가들, “더 어려워진다” 전망

국제 안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전망은 이것이 결코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리적인 점령지나 조직원, 자금이 없어지더라도 이데올로기와 네트워크는 여전히 살아있고, 리더도 건재하다며, 이들이 지하조직으로 활동할 경우 오히려 위협은 더 커진다고 내다봤다.

BBC는, IS는 이미 추종자들에게 ‘본인이 살고 있는 곳에서 지하드를 수행하라’고 명령해 왔다며, 온라인으로 포섭되어 자기 동네에서 테러를 행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에 민간인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의 테러들이 그 예다. 이 사건들은 난민들 사이에 숨어 들어왔거나 파견된 테러조직원뿐 아니라, IS를 추종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 이른바 ‘외로운 늑대’들로 인해 발생하기도 했다. 이데올로기만으로도 이러한 공격은 얼마든지 감행될 수 있으며, IS나 그 이전의 극단주의 테러 조직들은 실제로 어떤 영토도 점령하지 않고도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NYT 등은 아직 영토 면에서도 격퇴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IS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완전히 떠난 것이 아니며, 여전히 시리아와 이라크 사이 유프라테스강 계곡 일대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워싱턴 극동문제연구소의 애런 Y. 젤린 연구원은 “IS는 끝나지 않았다. IS는 조직을 재건할 시간을 벌면서 적들의 공세가 시들해지길 기다리며, 그 사이에 외부 추종자들을 선동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실제 아주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연계 세력이 아프간, 예멘, 리비아에 건재하며, 나이지리아의 무장단체 ‘보코하람’, 이집트의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 알제리의 ‘알무라비툰’ 등은 IS에 충성을 맹세했거나 연관이 있는 조직들이다.

중동에서 밀려나면서 이미 다른 거점지역을 물색하고 있었다는 분석도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 북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 그 지역도 광범위하다.

가디언지는 유럽 테러 용의자들 중 모로코계가 가장 많다며, 이는 이미 북아프리카에서 조직원들을 상당수 포섭해 유럽 공격의 거점으로 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남아시아 등지에도 연계조직을 포섭해 두었거나 실제 조직원들이 그곳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필리핀 민다나오섬이 대표적이다. 지난 5월 말부터 필리핀 민다나오 섬을 점령하며 정부군과 교전을 벌여 온 단체인 아부 사야프와 마우테 반군도 IS 연계세력이다.

세계 최대 무슬림인구를 가지고 있는 인도네시아에도 IS에 충성을 맹세한 테러조직 ‘자마 안샤룻 다울라’(JAD)가 있다. JAD는 2015년, IS 추종단체 20여 곳이 연대해 조직됐다. 그외에도 인도네시아에만 30여개 이상의 IS 추종단체가 있다고 추정된다.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의 고문인 도미니크 모이시 교수(파리정치대학)는 말레이시아 로힝야족 사태를 빌미로 IS가 최근 말레이시아 등의 아시아지역에서 이슬람 교도들을 집결하려 한다고 경고했다.

중앙아시아의 경우는 상당한 수준으로 훈련 받은 IS 조직원이 이스탄불, 상트삐쩨르부르그 등의 테러에 가담하였고, 본국으로 돌아간 조직원들이 테러를 시도하는 등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중앙아시아 출신의 IS 조직원이 최소 2천 명에서 최대 4천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의 신장위구르자치구,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을 포함하는 중앙아시아 지역이 거점 잃은 IS의 새로운 ‘엘리트 지하디스트’ 양성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중앙아와 동남아는 중동보다 무슬림 인구가 더 많고 광활한 영토를 보유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과 불안정한 정치 상황 등으로 인해 젊은이들이 극단주의로 빠질 가능성도 높은 지역이다. 산악과 섬으로 이루어져 은신할 곳 또한 많다. 이들 지역에 IS가 둥지를 틀 경우 IS와의 전투는 이전보다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윤지언 기자] 2017-10-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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